어느날 지구는 멸망했습니다.
정확히 말 하자면, 지구의 생명체들이 절멸했지요.
모든 생명체는 돌연 각자의 타이밍에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호소하더니
재난은 우리에게 징조도 대처할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.
어딘가에는 나 이외의 살아남은 생명체가 있진 않을지.....
대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되뇌며 다겸은 홀로 이 1년을 버텨왔습니다.
열매 맺지 않는 땅과 길짐승 하나 나다니지 않는 ㅌ어 빈 세상.
거처를 옮겨가며 통조림 따위를 주워다 연명하는 생활에, 오늘도 달라진 바는 없어요
그래요, 말마따나 오늘도,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었습니다.
일과를 모두 마친 밤 중, 누군가가 다겸의 집 문을 두드리기 전 까지는요.
우다겸:
SAN Roll
기준치: |
63/31/12 |
굴림: |
10 |
판정결과: |
극단적 성공 |
우다겸:
지능
기준치: |
90/45/18 |
굴림: |
81 |
판정결과: |
보통 성공 |
그야 머리가 녹아 사라진 채 길가에 버려진 태백의 시체를, 내 눈으로 똑똑히 본 기억이 있는걸요.
태백은 작년의 그 재난 속에 분명히 죽었습니다.
우다겸:
SAN Roll
기준치: |
63/31/12 |
굴림: |
10 |
판정결과: |
극단적 성공 |
다겸이 여러모로 심란한 와중에도 문 밖의 소리는 끊일줄 모릅니다.
우다겸:(조심히 문으로 다가가 잠금장치를 한 번 더 확인)
…누, 누구세요…
정신 차려보니까 밖에 나 혼자 있었어.
나 좀 도와줘.
이태백:문 좀 열어줘, 응? 나 좀 도와줘...
나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....
우다겸:(목소리…… 침을 삼키고) …일단, 잠시만… 거기서 기다려……주세요.
(뭔가 호신도구가 될만한 게 있나 집 안을 살펴본다.)
문 옆에는 살이 달린 창문이 하나 나 있습니다.
그리고 집안을 비추는 캠핑 랜턴 하나가 이 집안의 유일한 가구입니다.
우다겸:(한숨) (조용히 발소리를 죽이고 창문쪽으로 다가가서 눈만 빼꼼 밖을 살펴본다)
밖은 어둡고 안은 밝은 탓에, 외부의 풍경은 보이지 않습니다.
(다시 문으로 다가간다)
우다겸:
Spot Hidden Roll
기준치: |
50/25/10 |
굴림: |
44 |
판정결과: |
보통 성공 |
문 아래 틈새로 무언가 있는것은 보이지만, 밖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.
…음, 그……
문에서 좀…떨어져주시겠어요…? 한 다섯 발자국만…
내 힘으로는 문을 열 수 없어서 그래, 나 좀 들여보내 줘, 응?
쾅쾅쾅,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문에서 멀어진것같지는 않습니다.
우다겸:히익…… (무서움에 어깨를 바르르 떤다. 침을 삼키고 조심스레 잠금장치에 손을 댄다.)
(태백 씨 목소리…. 어차피 혼자 남아서 사는 것도 고통스러운데, 이렇게 경계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….)
해치지, 않을거죠…?
우다겸:(왜 자꾸 같은 말만… 한숨을 내쉬고 조심히 잠금장치만 풀어본다.)
이태백: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, 나 혼자있어, 문 좀 열어줘, 도와줘, 들여보내줘.
이태백:나 혼자서는 문을 못 열어서 그래, 응? 도와줘...
우다겸:(왜 혼자서는 문을 못 열지? 노크하는 거 보니 팔은 있나본데….)
(다시 몸을 돌려 아까 쌓여있던 박스를 뒤져본다.)
유랑 생활중 모아온 식량이나 생필품 따위가 들어있습니다.
(망치나 칼… 가위라도…)
우다겸:
Spot Hidden Roll
기준치: |
50/25/10 |
굴림: |
28 |
판정결과: |
보통 성공 |
오래 된 일이라 잘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네요.
당신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말이에요.
마주치면 머쓱한 얼굴로 담배를 쥔 손을 뒤로 감추고 웃던 태백.
우다겸:
지능
기준치: |
90/45/18 |
굴림: |
29 |
판정결과: |
어려운 성공 |
작년 재난에 휩쓸려 여느 사람들과 같이 사망한 태백의 시체를 확인했을때 챙겨두었죠.
서너개밖에 남지 않은 담배는 향이 날아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.
우다겸:(담배를 만지작 거리다가 손에 꼬옥 쥐고 문득, 빛을 내는 랜턴을 들고 창문가로 다가간다. 창문에 가까이 대면 밖이 보이지… 않을까…?)
이 랜턴은 이 방의, 아니, 이 근방의 유일한 광원입니다.
창문에 가까이 대어보아도.... 밖이 보일것 같지 않네요.
얼비쳐서 외부의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.
우다겸:(랜턴을 문 옆에 조심히 두고, 담배갑을 꼬옥 쥔채 후하후하)
(문을 열리는 쪽에 서서 조심스레 열어본다.) …….
우다겸:(어차피 이렇게 된 거, 밤새 계속 저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, 내일 아침에도 나가야할 테니까…… 문을 연다.)
머리 없는 시체가 다겸의 품으로 왈칵 쏟아집니다.
다겸은 비명도 지르지 못 하며, 다만 생각합니다.
아니, 오히려 최후의 생존자였기에 기꺼이 속을 수 있었던 거짓말이었을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