KASHA
카테고리
작성일
2021. 11. 11. 22:34
작성자
김카샤

코끼리 무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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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PC. 담교일

PC. 강 열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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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 지구는 멸망했습니다.
 
정확히 말하자면 지구의 생명체들이 절멸했지요.
 
시작은 하늘이 부쩍 흐린 날이었습니다.
 
모든 생명체는 돌연 각자의 타이밍에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호소하더니,
 
수 초 내로 그 몸이 녹아내렸습니다.
 
카샤 (GM):강 열, 1d8 이성 감소해주세요
 
강 열:
rolling 1d8
 
(
5
 
)
 
 
=
5
 
카샤 (GM):이성 5 감소해주세요!
 
해라:네ㅔ,,,
 
그렇게,
 
불과 며칠에 걸쳐,
 
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죽임을 당했습니다.
 
재난은 우리에게 징조도 대처할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.
 
지금껏 그러했듯 말이에요.
 
그렇게 허무하게 멸망한 세계에서,
 
강 열은 유일한 생존자였습니다.
 
왜 나만이 살아남았는지,
 
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인지,
 
어딘가에는 나 외의 살아남은 생명체가 있진 않을지……
 
대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되뇌며 강 열은 홀로 이 1년을 버텨왔습니다.
 
녹다 만 시체가 가득한 거리.
 
열매 맺지 않는 땅과 길짐승 하나 나다니지 않는 텅 빈 세상.
 
거처를 옮겨가며 통조림 따위를 주워다 연명하는 생활에,
 
오늘도 달라진 바는 없어요.
 
그래요
 
말마따나 오늘도
 
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었습니다.
 
일과를 모두 마친 밤중,
 
누군가가 강 열의 집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요.
 
담교일:아무도 안계십니까?
 
1년 만에 들어보는 사람의 목소리는,
 
담교일의 것과 똑 닮아있었습니다.
 
카샤 (GM):강 열, 이성판정 (0/1d5)
 
강 열:
지능
기준치: 70/35/14
굴림: 32
판정결과: 어려운 성공
 
이건 불가능합니다.
 
그야 머리가 녹아 사라진 채 길가에 버려진 담교일의 시체를,
 
내 눈으로 똑똑히 본 기억이 있는걸요.
 
담교일은 작년의 그 재난 속에 분명히 죽었습니다.
 
그럼 지금 문밖에서 말을 걸어오는 건,
 
누구?
 
카샤 (GM):다시 이성 판정 후 0/1d2
 
강 열:
SAN Roll
기준치: 65/32/13
굴림: 88
판정결과: 실패
rolling 0/1d2
 
0/
(
2
 
)
 
 
=
0
 
담교일:저 좀 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...
문 좀 열어주세요..
 
강 열:... ... 누구신데요. (어차피 자기가 아는 사람일리 없다. 목소리가 닮은 사람이겠지.)
 
담교일:정신을 차려보니 밖에 혼자.. 있었습니다...
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...
도와주세요.
 
강 열:... (살아남은 사람은 나 뿐 아니였던가? 다른 사람들이 있던 거였나. 문 앞에 서서 손잡이를 만지작 댄다. 저 사람이 설마, 하는 마음으로.)
... 들어오세요. (문을 열었다. 마주하는 얼굴이 너무나도 익숙해서 말을 잃었다.)
 
문고리를 돌리는 찰나, 강 열은 깨닫습니다.
 
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 올리가 없잖아요.
 
알고서도 이런 행동을 선택한 걸까요?
 
어느 쪽이든 별 상관없습니다.
 
이미 늦었으니까요.
 
문이 열리고 머리 없는 시체가 강열의 품으로 왈칵, 쏟아집니다.
 
교일 씨, 오랜만이에요.
 
간만에 안은 담교일에게서는,
 
지금의 그가 가질 리 없는 체온이 느껴졌습니다.
 
곧 격통이 탐사자의 전신을 덮칩니다.
 
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.
 
꺼져가는 의식 속,
 
강 열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,
 
다만 생각합니다.
 
지구 최후의 생존자의 말로가 이러하다니.
 
아니, 오히려 최후의 생존자였기에 기꺼이 속을 수 있었던 거짓말이었을까요.
 
사기꾼의 사기 공작,
 
ED A. 코끼리 무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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